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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두릅 촉성재배 - 우량 종근 생산·적기 출하로 소득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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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중래객 2025. 3. 1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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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두릅 촉성재배하는 이란표 씨

강원 홍천에서 땅두릅을 재배하는 이란표 씨. 이씨는 노지에서 자란 땅두릅 종근을 12월에 400㎡ 규모 비닐하우스 재배상으로 옮겨 기르는 촉성재배 기술로 매출액 4000만~5000만 원을 올린다. 그의 농장을 찾아 농한기 땅두릅 재배로 짭짤한 소득을 올리는 비결을 알아봤다.
글 이진랑 | 사진 현진

우량 종근 생산·적기 출하로 소득 높여

쌉싸름하면서도 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땅두릅. 식용은 물론 간 기능과 당뇨병 개선, 면역력 증진 등에 효과가 있어 약용으로도 사랑받는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강원 홍천의 이란표 씨(67)는 이런 땅두릅을 틈새작물로 길러 소득을 높이고 있다.

"농한기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품목을 찾다가 <백미향> 땅두릅을 알게 됐어요. 시설재배 땅두릅은 보통 3월 초에 수확하는데 강원도농업기술원 산채연구소가 개발한 촉성재배 기술을 도입해 조기 수확이 가능해졌죠."

10년 전 홍천으로 귀농한 그는 6600㎡(2000평) 규모로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다가 2021년부터 땅두릅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겨울철 농한기에 온실 400㎡(120평)에 땅두릅을 재배해 4000만~5000만 원의 매출액(조수익)을 올린다. 현재 홍천 지역에서는 이씨를 비롯한 11농가가 5㏊ 규모로 백미향 땅두릅을 촉성재배하며 연간 16t을 생산해 2억 80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산채연구소가 개발한 백미향은 재래종에 견줘 솜털이 적고 향이 순하며 연한 녹색 잎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이씨에 따르면 백미향은 휴면 기간이 짧아 촉성재배에 적합하다. 땅두릅 촉성재배는 노지에서 1~2년 자란 종근(뿌리)을 11월에 캐서 12월에 온실 재배 베드에 촘촘하게 심은 후 전열선으로 가온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종근에서 새순이 자라 12월 말부터 이듬해 3~4월까지 땅두릅을 수확할 수 있다.

 

2년생 '백미향' 종근 심어 촉성재배

이씨에 따르면 땅두릅 촉성재배는 우량 종근만 있으면 생육 관리가 쉽고, 딸기·토마토 등 과채류에 견줘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지 않아 초보 농민도 도전할 만하다.

그는 촉성재배에 필요한 땅두릅 종근을 노지 4960㎡(1500평)에서 직접 생산한다. 종근 육묘 과정에서는 토양 관리가 중요하다. 종근을 생산하는 밭에는 3월 중순에 1㏊당 125t 비율로 소똥 발효퇴비를 넣고 2~3일 간격으로 2~3회 깊이갈이한다.

땅두릅 씨앗은 종자 주변을 감싼 과육과 종자 껍질에 있는 발아 억제물을 제거해야 한다. 그래서 8월에 채종한 종자는 흐르는 물에 4~5회 씻어 그늘에서 말린 다음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11월에 땅속에 묻어 월동시킨다. 이후 이듬해 3월, 105공 트레이에 상토를 채워 종자를 심고, 전열선을 활용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 싹이 튼다.

"씨앗은 파종 후 15~20도 조건에서 3~4주 지나면 싹이 나와요. 이때는 수분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습도가 높으면 병이 발생하기 쉬워요."

종근 재배는 5월부터 이듬해 11월 사이에 이뤄진다. 5월 초, 밭에 비닐 멀칭한 뒤 포트 모종을 아주심기한다. 두둑과 두둑 사이의 간격을 1m로 조절하고 모종을 30cm 간격으로 한 줄로 심으면 된다. 종근을 캐는 시기는 11월 중순에서 하순이다.

"땅두릅은 뿌리 세력이 좋아 육묘 과정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요. 배수와 잡초 관리만 잘하면 돼요."

다만 그는 종근을 너무 일찍 캐면 충분히 휴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깨우게 돼 땅두릅 수확 시기가 늦어지고 수확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열선으로 시설 온도 유지…난방비 부담 적어

이씨는 촉성재배용으로 2년생 땅두릅 종근을 이용한다. 밭에서 캐낸 종근은 아주심기까지 10일 정도 휴면시킨 후 12월 초에 재배사 베드에 입식한다. 촉성재배용 베드는 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해 높이 50cm, 너비 1m 200cm로 설치하고 바닥에 전기 열선을 깔아준다. 이어 베드에 종근을 일정한 높이로 세워 밀식(종근 치상 작업)하고, 그 위로 코코피트(상토)를 꼼꼼하게 채워 재배한다. 종근을 심을 때 물에 충분히 불린 코코피트를 15cm 정도 두께로 넣어주는 것이 좋다.

이런 방식의 땅두릅 촉성재배는 난방비 부담도 적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열선만으로 시설 온도를 15도 이상 유지할 수 있어 별도로 가온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중 비닐하우스 안의 재배 베드에 설치한 활대 위에 비닐과 보온덮개를 덮으면 밤에도 가온하지 않아도 돼요. 난방은 전열선만으로 충분하죠."

단,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가 2도 아래로 내려가면 냉해를 볼 수 있어 오후 4시 이후부터 밤에는 비닐과 부직포로 재배 베드를 덮어줘야 한다고. 그는 품질 좋은 땅두릅을 생산하려면 무엇보다 온습도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열선을 활용해 토양(지하부) 온도를 12~13도로 유지하고, 보온터널 안 온도는 15도 이상을 유지해야 해요. 온도가 낮을 때는 꼭 가온하고, 낮 동안에는 적절한 환기를 통해 습도 관리를 하는 게 좋아요. 적절하게 환기가 돼야 잿빛곰팡이병이 생기지 않거든요.'

 

이와 함께 그는 생선 등으로 직접 만든 동물성 아미노산 액비와 천연 살충제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기준에 맞는 고품질 땅두릅을 생산한다

소비시장 동향에 맞춰 출하 시기 조절

"일부 농가는 12월부터 땅두릅을 출하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가격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농산물 도매시장의 경매가격과 소비시장 조사를 통해 가격 변동 추이를 보고 출하 전략을 세우죠. 일례로 서울 가락시장의 경매 낙찰가격이 약세일 때는 대구 농산물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편이 유리하거든요."

 

그는 "땅두릅 구매가 정월대보름을 지나 산마늘이 나오기 전까지 집중되는 까닭에 시장 동향에 맞춰 출하 시기를 조절하고 소득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에 땅두릅 출하 한 달 전부터 열선 온도를 6~8도에서 2일 간격으로 13도까지 서서히 올려 생산 시기를 맞춘다고. 일반적으로 땅두릅 수확은 가온하고 25~30일 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땅두릅 수확은 새순이 5~10센티미터 보일 때 코코피트를 제거하고 약 25센티미터 길이로 밑부분을 잘라주면 된다. 수확한 새순은 선별하기 전에 상토를 털어내고, 줄기 밑부분을 깨끗이 잘라 굵기별로 선별해 포장한다. 선별한 땅두릅은 500g들이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한 뒤 종이상자에 담아 2㎏ 단위로 도매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일부는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 500g 소포장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그는 땅두릅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에서 2모작을 한다. 6월부터 방울토마토를 재배한 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땅두릅을 기르는 방식이다. 이씨는 "비닐하우스에서 촉성재배한 땅두릅은 노지재배와 비교해 연하고 당도가 높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까닭에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며 "땅두릅 뒷그루 작물로 생강 등을 시험재배하면서 경쟁력 있는 품목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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