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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book

어디 사세요?:

by 우중래객 2010. 12. 15.



어디 사세요?
부동산에 저당 잡힌 우리 시대 집 이야기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편저
사계절

15,800원


‘부동산 불패 신화’ 이후 ‘집’이란 무엇일까

"어디 사세요?" 라는 질문은 사는 지역, 주거 형태, 주택 소유 여부 등과 맞물려 사회경제적 지위를 함축해서 묻는 질문이다. 우리가 사는 주거 공간은 계급 지표 역할을 하고, 그 주거 공간의 차이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집’은 사람들이 생계를 일궈가는 보금자리를 일컫는 말이지만, ‘부동산 불패론’이라는 신화 아래 한국 자본주의를 부풀려온 동력으로 작동해왔다. 멀리로는 ‘복부인’이란 말이 떠돌던 시대에서부터 가깝게는 한국 사회의 정치경제사회를 뒤흔들었던 뉴타운 재개발까지 집은 막대한 차익을 남겨주는 투자재로서 위력을 행사해왔다. 그런데 한국 사회를 들뜨게 했던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부를 불려주던 아파트 값이 심상치 않고, 재개발로 한탕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투자재로서 부동산이라는 ‘집’의 위상을 바꾸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이 책은 ‘부동산 불패 신화’ 이후 ‘집’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어디 사세요?』는 2000년 3월부터 5월까지 경향신문에 19회에 걸쳐 연재된 기획물 '어디 사세요? 주거의 사회학'을 단행본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주택시장이 투전판으로 변질됨에 따라 우리의 보금자리인 집이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제를 망라하고 있음을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한 기록을 담았다. 꼼꼼한 취재와 깊이 있는 통찰로 기존 부동산 보도의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호평을 받았다. 2010년 5월 한국기자협회 선정 제 237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상을 수상한 경향신문의 특별취재팀은 책을 통해 집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묻고자 했다.

집은 이제 주거 이상이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모든 문제를 농축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당락을 가르는 토건 공약, '사는 집'이 아닌 '파는 집'에 매달려온 건설업체, 여기에 편승해온 우리 안의 욕망이 유착한 결과다. 세입자의 경우 2년마다, 집이 있더라도 5년마다 이사를 가는 '신유목민' 사회의 주 원인이다. 정치, 사회의 지형까지 바꿔놓은 악순환의 3각 고리는 깨지기는커녕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책은 우리가 사는 지역과 집소유 여부, 주택 형태에 따라 계급과 신분이 정해지고 삶의 질마저 저당 잡히는 시대를 얘기한다. 또 어디 사세요? 라는 질문은 마치 현대판 호패인 양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그 불편한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고 있는 책이다.

 


편저 :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최민영 기자, 이주영 기자, 김기범 기자, 임아영 기자

 

서문
프롤로그

Part One 뿌리 없는 삶
Part Two 토건공화국
Part Three 집의 정치학
Part Four 다시, 집을 생각한다

참고문헌
미주

 

책속으로


‘집’은 이제 주거 이상이다.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모든 문제를 농축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당락을 가르는 토건공약, ‘사는 집’이 아닌 ‘파는 집’에 매달려온 건설업체, 여기에 편승해온 우리 안의 욕망이 유착한 결과다. 세입자의 경우 2년마다, 집이 있더라도 5년마다 이사를 가는 ‘신유목민’ 사회의 주원인이다. 정치 사회의 지형까지 바꿔 놓은 악순환의 3각 고리는 깨지기는커녕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 p. 15

한국사회에서 세입자로 산다는 것은 녹록지 않다.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어려움이나 집주인의 변덕과 횡포에 이리저리 떠밀리는 설움은 셋방살이하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경험이다. …… 집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돈이 될 집, 보다 큰 집, 아니면 자식 교육에 필요한 집을 찾아 5년이 채 안돼 이사를 하는 것이 다반사다. 뿌리 없는 삶은 한국 사회에서 일종의 풍토병이라 할 만하다. --- p. 19

‘투전판’이 된 주택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주택시장에 진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88만원 세대’ 청년층이다.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택가격이나 임대료와 비교할 때 이들의 소득 수준이나 직업...‘집’은 이제 주거 이상이다.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모든 문제를 농축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당락을 가르는 토건공약, ‘사는 집’이 아닌 ‘파는 집’에 매달려온 건설업체, 여기에 편승해온 우리 안의 욕망이 유착한 결과다. 세입자의 경우 2년마다, 집이 있더라도 5년마다 이사를 가는 ‘신유목민’ 사회의 주원인이다. 정치 사회의 지형까지 바꿔 놓은 악순환의 3각 고리는 깨지기는커녕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 p. 15

한국사회에서 세입자로 산다는 것은 녹록지 않다.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어려움이나 집주인의 변덕과 횡포에 이리저리 떠밀리는 설움은 셋방살이하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경험이다. …… 집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돈이 될 집, 보다 큰 집, 아니면 자식 교육에 필요한 집을 찾아 5년이 채 안돼 이사를 하는 것이 다반사다. 뿌리 없는 삶은 한국 사회에서 일종의 풍토병이라 할 만하다. --- p. 19

‘투전판’이 된 주택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주택시장에 진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88만원 세대’ 청년층이다.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택가격이나 임대료와 비교할 때 이들의 소득 수준이나 직업 안정성은 과거 세대에 비해 불안하기만 하다. 최근 떠오르는 ‘고시원’ 임대사업은 88만원 세대의 증가와 궤를 같이한다. --- p. 31

주택 재개발의 현실은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는 노랫말과는 딴판이다. 헌 집을 주고서도 억대의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집주인들은 밀려난다. 재개발?뉴타운 지역 주민들은 “원주민들은 세입자로 내쫓고 투기꾼과 건설사 배만 불린다”며 “재개발?뉴타운 정착은 사기 강도 행위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p. 53

임금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주택비용은 소득과 고용의 불안정과 더불어 미래 세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88만원 세대’는 일자리 부족과 낮은 임금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어려워 결혼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기혼자들은 버거운 주택 대출 비용에다가 양육비를 감안하면 아이 낳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 결혼하자니 집값이 부담이고, 아이를 낳자니 양육비와 집값의 이중 부담에 허덕이게 되는 구조다. 집값은 우리의 미래를 잠식하고 있다.--- p. 69

우리나라에서 건설업과 부동산은 ‘불패 신화’를 거듭했다.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짓기만 하면 100% 분양에 성공했다. 소비자들도 청약에 당첨되기만 하면 집값이 뛰어 마치 ‘로또’라도 맞은 듯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 p. 88

정작 우리의 주택 정책은 토건 세력들에게 점령당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부는 경기부양 수단으로 주택정책을 악용해 집값 거품을 키우기 일쑤였고,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민심몰이용으로 검증되지 않은 개발정책을 남발해왔다. 원칙보다 이해관계에 얽힌 부동산 정책은 일관성 없이 흔들리고 결과적으로 ‘부동산 불패 신화’의 밑바탕이 되었다. --- p. 105

이러한 재개발은 철저히 내 집을 보유한 ‘중산층’ 이상, 또는 그에 상응하는 소득계층의 계급 욕망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청약통장 제도’등 정부의 주택정책이 중산층에 초점을 두고 하층계급 배려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재개발 열풍으로 집값과 땅값이 오르자 세입자들은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다. 심지어 가옥주라 하더라도 영세민일 경우 억대의 분담금을 내지 못해 밀려난다. --- p. 120

부동산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가 건설사와 부동산업자의 입장에 편향되었다는 지적은 오래된 얘기다.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관행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신문?방송이 사회 부조리를 감시 고발하는 기능을 하는 ‘언론’인 동시에 ‘사기업’으로서 수입의 절대량을 광고에 의존하는 이중적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 p. 135

우리의 환경 역시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재개발이 20~30년 단위로 되풀이되면서 되돌이킬 수 없을 만치 병들고 있다. 아파트를 지으려면 콘크리트가 필요한데 콘크리트는 산을 깍고 파헤쳐 만들어진 석회석과 골재, 강과 바다에서 빨아올린 모래로 만들어진다. 아파트가 숲을 이루는 동안 산과 해안선은 되돌이킬 수 없도록 파괴되고 있다. --- p. 153

우리 사회에서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은 대학 배치표에서 ‘어느 대학’, ‘어느 과’를 가늠하듯, 우리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함축하는 질문이다. 거주 공간과 형태가 ‘계급지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어느 지역, 어떤 도시의, 어떤 형태의 주택에서 자가 또는 임대로 사는지 여부가 삶의 ?을 가르고 바꿔놓는다. --- p. 181

주거 형태와 지역의 개발 이슈는 정치 지형을 바꿔놓는다. 주거가 개인의 삶이나 문화적 차원을 넘어 정당에 대한 지지 성향과 투? 행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뉴타운 공약을 내세워 압승을 거둔 2008년 총선은 개발과 집값 상승에 대한 욕망이 정치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 p. 215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의 빈민 주택을 연구한 어떤 학자는 판자촌이야말로 놀라울 정도로 경제적이고 과학적이며 인간적이라고 말한다. 가장 저렴하며, 주어진 공간과 지형을 최고로 잘 이용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사람 사는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다는 것이다. --- p. 247

중요한 것은 영세민들의 경제력이다. 최소 주거기준을 아무리 잘 정하고 이것에 맞는 주택을 공급한들 영세민의 지불능력을 크게 초과한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설령 영세민들이 그런 주택에 실제로 들어가 살 수 있게 만들어 주어도 이들은 오래 견디지 못하고 더 잘사는 사람들에게 팔거나 재임대하기 일쑤다. 결국 영세민들은 다시 판자촌으로 돌아가게 된다. --- p. 248

이 같은 독일의 도시개발 과정이 너무 복잡한 건 아닐까. 도시계획국의 케르허는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견을 수렴할수록 민원이 적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 p. 285

‘부동산 불패 신화’로 의기양양하던 일본 사회에 1991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큰 충격이었다. 은행과 기업의 도산, 이에 따른 실업률 증가 등 소위 ‘잃어버린 10년’은 버블 붕괴의 대표적인 후유증이었다. 2010년 현재, 일본의 부동산 시가는 20년 전 대비 7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증식하는 것은 옛말이 되었다.

 

출판사리뷰

부동산 불패 신화 이후 집을 생각한다

‘집’은 사람들이 생계를 일궈가는 보금자리를 일컫는 말이지만, ‘부동산 불패론’이라는 신화 아래 한국 자본주의를 부풀려온 동력으로 작동해왔다. 멀리로는 ‘복부인’이란 말이 떠돌던 시대에서부터 가깝게는 한국 사회의 정치경제사회를 뒤흔들었던 뉴타운 재개발까지 집은 막대한 차익을 남겨주는 투자재로서 위력을 행사해왔다. 뉴타운 재개발 열풍을 부추긴 2000년대의 아파트값 급등은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부동산 열병의 정점이었다. 그런데 한국 사회를 들뜨게 했던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부를 불려주던 아파트 값이 심상치 않고, 재개발로 한탕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투자재로서 부동산이라는 ‘집’의 위상을 바꾸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이 책은 ‘부동산 불패 신화’ 이후 ‘집’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부동산에 저당 잡힌 우리 시대 주거의 사회학

‘집’을 매개로 한 부동산 열병은 내 집 마련의 소박한 꿈과 한탕을 노리는 탐욕이 뒤범벅되어 있다. 한국 사회가 뜨겁게 빠져들었던 ‘부동산 불패 신화’ 이면에는 화려한 부동산 무용담이 있고, 소득 대비 최고 수준의 주택 임대료에 허덕대는 사람들이 있다. ‘집’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이 책은 이익만을 좇는 재개발과 오르는 전셋값을 따라잡지 못해 밀려나는 사람들의 주거 문제를 중심으로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집’으로부터 시작되는 사회적 이야기들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투전판으로 변질된 주택시장, 건설업계와 정관계의 토건 동맹, 사는 지역과 주택 형태에 따라 나뉘는 주거의 계급화, 주거 형태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 결정되는 주거의 정치학 등을 다루며 부동산에 저당 잡힌 우리 시대 주거의 풍경을 그린다. 또 ‘부동산 불패 신화’ 이후 ‘집’의 의미를 짚어보고,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대안적 주거 문화를 모색한다.

집에 울고, 집에 좌절하는 사람들

집을 가진 이도, 집을 갖지 못한 이도 쉽지 않은 게 한국에서의 삶이다.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변덕과 횡포에 시달리고, 오르는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해 월세로 밀려나고 반지하와 옥탑으로 밀려난다. 비정규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88만원 세대는 고시원 쪽방으로 내몰린다. 또 젊은이들은 임금에 비해 비싼 주택비용으로 출산을 미루거나 결혼을 포기한다. 어렵게 이룬 내 집 마련의 꿈은 대출금에 허덕대는 하우스 푸어의 현실로 돌아온다. 1부에서는 정착을 거부당하고 떠돌아다니며 좌절하거나, 집에 발목 잡혀 허덕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또 가재울과 길음의 뉴타운 재개발 현장을 찾아 생생한 현장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재개발로 밀려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개발의 풍경을 전한다.

부동산으로 결탁한 토건 동맹

우리나라에서 건설업과 부동산은 ‘불패 신화’를 거듭했다. 구매자들에게 로또와 같았던 아파트 불패 신화는 부동산을 매개로 건설업계와 정관계와 언론이 결탁한 토건 동맹의 산물이다. 건설 산업은 설비투자가 필요 없고 소비자보다 공급자에게 유리한 아파트 선분양제를 활용해 엄청난 폭리를 취해왔다. 정부는 경기부양 수단으로 주택정책을 이용해 집값 거품을 키웠고 정치권은 개발 정책을 남발했다. 언론도 부동산 광고에 의존하며 부동산 기득권 세력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2부에서는 토건세력들에게 이끌려온 토건 공화국의 실체를 밝혀낸다. 투전판이 된 주택시장으로 인한 빈부격차와 주거 불안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힘없는 서민들의 몫이다.

집의 정치학

우리 사회에서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은 사는 지역, 주거 형태, 주택 소유 여부 등과 맞물려 사회경제적 지위를 함축해서 묻는 질문이다. 우리가 사는 주거 공간은 계급 지표 역할을 하고, 그 주거 공간의 차이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3부에서는 주거 공간에 따라 사회 계급이 갈라지는 집의 정치학을 전개한다. 주거 공간의 계급화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상징인 아파트와 강남을 집중적으로 천착해서 설명하고, 강남 논현동의 정치 성향과 사회 구성을 살피며 주거 계급화의 최정점에 있는 강남 안에서의 계급화도 포착한다. 또 주거 공간에 따른 계급화가 정치 성향의 결정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뉴타운과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의 개발사를 통해 설명하고, 재개발로 서울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경기도 지역에 자리잡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집 속에 함축된 정치적 맥락을 드러낸다.

다시, 집을 생각한다

4부에서는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고문과 박철수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과 교수,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 등 전문가의 풍부하고 심층적인 대담을 통해 지금의 주거 문화와 부동산 시장을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그리고 독일 현장 취재를 통해서 시민이 함께하는 도시 재개발 과정과 임대 중심의 주택 문화를 소개하며 대안을 모색한다. 또 부동산 거품이 꺼진 후 일본 경제가 받은 충격과 ‘소유’에서 ‘임대’로 바뀐 일본인들의 의식 변화를 살펴보며 지금 한국 현실의 반면교사로 삼는다. 결론으로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한국 주택시장의 전환기를 맞아 대안을 제시하며 미래의 집을 구상해본다. 이익 중심의 재개발과 투기를 자극하는 주택 제도와 구조, 거품을 부풀리는 투기 동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술을 요구하고, 자가 보유 중심에서 공공 임대의 비중을 강화하고 공공의 주거 공간과 도시 재생에 대해 구상해갈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