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세컨드하우스
작지만 알찬 세컨드하우스를 가지고 싶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조용하게 나만의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형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늑한 별장, 소형 세컨드하우스를 갖기 전 고려할 것들을 알아본다.
글과 사진이동혁(건축가,듀밀리언(주)대표, spacemillionkr)
Q1. 서울에 집을 두고 주말에만 지낼 세컨드하우스를 짓고 싶어요. 어떻게 준비하면 좋나요?
5년 전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컨드하우스의 인기는 5도 2촌'이라는 용어와 함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 다. 이런 유행은 코로나19를 겪으며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데요, 지금까지도 지속해서 문의가 들어올 만큼 꾸준한 유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세컨드하우스 건축과정에서 건축주가 결정할 것들과 그에 따른 진행 과정을 소개합니다.
⓵ 토지
건축상담전해야 할 것은 바로 토지 구매입니다. 혹자는 집을 먼저 정한 다음 땅을 골라서 지어도 된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토지가 정해져야 그에 맞는 공 간배치와 설계를 진행할수있죠 꼭 땅을 먼저 정하고 그 다음 건축방향과 해당 토지에 어떻게 집을 배치하면 좋 을지를 고민하세요.
⓶ 연면적
땅을 구했다면 어느 정도의 면적으로 집을 지을지 정해야 합니다. 이 연면적을 정하는게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 다. 이 부분에서 건축예산과 집의 형태가 정해지거든요. 요즘에는 예전과는 달리 건축가마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있으며, 서점에도 다양한 주택 관련도서들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를 참고해서 내가 원하는 평수를 정해보세요. 그리고 건축상담시 '○○평 에 ○층주택을 짓고 싶습니다'라고 조건을 정하면, 나머 지부분은 건축가가 다양하게 제안해줍니다.
최근에는 대다수가 25-32평(83-106㎡) 정도를 선호합니다. 넉넉하지는 않아도 3인 가족이 주말에 시간을 보내기 적당한 넓이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와는 구조가 다르므로 이보다 좁으면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으니 다양한 자료를 보고 결정하시길 추천합니다.
⓷ 방과 화장실 개수
소형주택에서는 방2개, 화장실 1개가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방과 화장실이 하나씩만 더 늘어나도 선택한 면적에서 최소 5평(17㎡) 이상을 늘려야 합니다. 또한 주방과 거실 크기도 이에 맞춰서 조정해야하니 구조나 면적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죠. 그러므로 작은 집을 짓고 싶 다면 방과 화장실 개수를잘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⓸ 층수
처음 상담시에는 1층을 선택하지만, 설계가 진행될수록 2층을 욕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고려할 점은 2층으로 짓는 경우 설치하는 계단입니다. 복도와 계단을 포함해 4평(13㎡)이 할애됩니다. '죽은 공간'인 복도와 계단이 생겨 예상한 평수보다 줄어드니 충분한 고민 후 2층을 올리세요.
⓹ 예산
앞서 제시한 수많은 조건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입니다. 원하는 면적과 콘셉트로 집을 지으려면 무엇보다 그에 맞춘 예산이 마련되어야 가능합니다. 자신이 어느 정도 금액을 사용할 것인지, 희망하는 집 건축에 걸맞은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다양하게 조사 후 건축가와 상담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⓺ 인테리어 및 외장재
실질적으로 토지 다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너무 많은 선택지가 건축주 앞에 놓이거든요. 으레 그렇 듯 예쁘고 고급스러운 자재는 공사비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원하는 콘셉트가 분명히 있다면 다를 수 있지만, 꾸준히 이야기를 해왔듯이 소형 세컨드하우스라는 목적을 벗어나지 않게 큰 금액을 쓰기보다는 기본을 중 심으로 고르는 것이 후회가 덜합니다.
⓻ 조경
별장이라는 이름 때문에 처음부터 조경에 큰 금액을 들여 꾸미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경험자가 아닌 이상 꾸준한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많아야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 공간인 만큼 정원관리가 짐이 되지 않게 심플하 게 꾸미고, 부족한 부분은 지내면서 채워가는 편이 좋습니다.
Q2. 1인 세컨드하우스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렇 게자그마한 집도 생활할만한가요? 사례를 알려주세요.
1인 세컨드하우스는 2023년 제주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 어난 주거 형태입니다. 최근에도 하루에 5건 정도는 꾸준 하게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주라는 지역 특성과 갈수록 늘어가는 1인 가구층이 만난 결과로 보이는데요, 사실 사람사는곳인 만큼 특별한 점이 있기보다는 건축 주 1인의 취향을 반영해 공간배치에 있어서 자유로운 부 분이 눈에 띕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집은 보통의 주택과는 구성이 달라 낯 선분들도 있겠지만, '이렇게도 집을 지을 수 있구나' 하는 측면에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⓵ 디자인
건축주의 스타일을 십분 반영한 디자인으로 건축을 진행했습니다. 지붕은 징크로, 외장재는 조적식 벽돌로 마감해 단단하면서 제주도의 비바람을 오랜 기간 막아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창을 낼 수 있는 부분마다 크게 통창으로 만들어 내부에서 바깥 풍광을 시원하게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⓶ 월풀욕조
야외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월풀욕조(자쿠지)를 만들었습니다. 집 뒷면에 문과 베란다를 설치해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고, 가장자리에는 가벽을 설치해 외부의 시선도 차단했습니다. 내부 공간의 한계로 추가공간을 만들 수 없어서 낸 아이디어입니다. 집을 지을 때 모든 것을 안으로 넣을 수 없다면 바깥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집 바깥도 엄연히 내가 사용할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1인 세컨드하우스라고 하면 조립식이나 모듈 주택을 상상하곤 하지만, 예산을 최소화한다는 조건만 내려놓으면 훨씬 색다른 집을 지을수 있습니다."
⓷ 1층 주방과 거실
1층의 연면적은 10평(33㎡). 넓지 않은 공간이므로, 어설프게 벽을 설치해 공간을 나누기보다 주방과 거실을 터서 전체를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1층은 공용공간, 2층은 개인공간인 셈입니다. 주방의 폭은 4.9m로 4인용 아일랜드 식탁까지 배치해 혼자 요리할 때나 손님을 초대 할때 모두 부족함 없이 사용하기 좋습니다.
⓸ 2층 침실과 업무공간
2층은 침실과 업무 공간입니다. 이곳도 10평을 벽 없이 사용해 좁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오히려 일하는 분들에게 로망이 될 공간입니다. 화장실은 1층과 2층에 모두 설치 했고, 2층에는 욕조도 설치했습니다.
⓹ 2층 다락 겸 게스트룸
2층 지붕 속 다락도 알차게 활용했습니다. 1인용 세컨드 하우스이지만, 손님 방문에 대비해 게스트룸으로 배치 했습니다. 이렇게 다락까지 포함해 1층 10평, 2층10평, 다락5평, 총 25평 세컨드하우스가 완성됐습니다.
어떠신가요. 1인 세컨드하우스라고 하면 조립식이나 모듈 주택을 상상하곤 하지만, 예산을 최소화한다는 조건만 내려놓으면 훨씬 색다른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집은 한번 지으면 최소한 10년은 바라봐야 하는 재산인 만큼 신중하고 확실하게 짓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 쓰거나 예산에 제약을 뒀다가 후회하는 사례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만약 위에 소개한 사례와 같이 제주도에 집을 짓는다면 돈이 들더라도 철근콘크리트로 골조를 지어야 합니다. 비·바람이 많은 제주도는 조립식으로 지으면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립식주택과 철근콘크리트 주택 사이의 예산 차이는 크지만 그만큼 투자할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건축가로 일하면서 잘못 지은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항상 듭니다. 소형 세컨드하우스라고 해도 엄연히 집으로서 가치가 있으므로 많은 고민과 생각을 거친 후 지어야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과 서점에 자료가 많으니 5도 2촌, 아늑한 휴식처, 나만의 아지트와 같은 꿈을 실현하실 때는 위에 설명해드린 조건들을 꼼꼼히 조사한 후에 진행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