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전원주택 설계
전원주택은 설계부터 시공, 유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거주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유기적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실용적인 공간을 창출하는 전원주택 설계의 핵심 요소들을 살펴본다.
설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
전원주택은 건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고, 자원 및 에너지의 3R(Reduce, Reuse, Recycle)을 고려하며 내구성, 기능성, 친환경성을 담아내야 한다. 산과 논, 밭, 도로변, 강, 호수, 해안과 같은 자연환경과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 경관 조망 등을 고려해 거주자의 일터이자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조화롭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원주택은 크게 농사를 짓는 사람이 거주하는 농가주택과 도시민의 전원생활을 위한 전원주택으로 구분된다. 농가주택은 '농사'를 중심으로 내외부 공간이 배치되며, 수납공간의 효율적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축사의 위치나 농작물 보관창고 등 영농 관련 시설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쪽은 바람이 잘 통하는 방향이므로 축사를 서쪽에 배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농작업 후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손발과 야채를 씻을 수 있도록 입구에 화장실과 탈의실을 배치하는 것도 실용적인 설계다.
도시민을 위한 전원주택은 거실 위주의 구성이 바람직하다. 거실과 주방을 분리해 음식 냄새와 연소가스가 거실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외부에서 주방으로 바로 드나들 수 있는 보조문을 설치해 주부의 동선을 최소화함으로써 가사노동의 부담을 줄이는 설계가 효과적이다.
건축의 3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좋은 집은 많은 비용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능', '구조', '아름다움'이라는 건축의 3대 요소와 합리적인 예산 집행이 조화를 이루어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주택이 완성된다. 예산에 맞는 설계가 중요하며, 지나치게 화려한 구조나 복잡한 설계를 고집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예산 때문에 너무 위축되어 볼품없는 설계도면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기능성과 조형미가 균형 잡힌 설계가 이상적이다.
많은 건축주들이 설계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시공업체에 맡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설계비는 어떤 방식으로든 공사비에 포함되기 마련이다. 주택에 대한 기본 구상이 끝났다면 필요한 서류(지적도, 토지대장, 국토이용계획확인원 등)를 준비해 구조에 맞는 주택을 설계한 경험이 풍부한 설계사무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전원주택 설계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맡지 않으려는 설계사무소도 있고, 경험이 부족한 초급 설계자에게 실무를 맡겨 설계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안으로 전원주택 건축 경험이 많은 시공사에 의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공사는 설계사무소가 아니므로 허가 및 준공에 따른 행정절차를 법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결국 설계는 전문가인 건축사사무소에 시간을 두고 의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원주택 설계 시 유의할 점
주부와 노인, 아이들을 배려해야
설계 시 주부와 노인, 아이들의 편의를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결혼, 부모님의 별세, 정년퇴직, 생업의 변화, 취미생활 등 미래의 변화를 고려해 이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거실, 주방, 식당, 침실, 서재, 화장실, 다용도실 등이 편리하고 유기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현대 생활에서는 인터넷과 교통, 문화의 발달로 주거기능 외에도 재택근무, 작업, 취미생활 공간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 고가의 수납가구나 장식장, 피아노, 분재, 장식물 같은 애장품의 배치도 설계 조건에 포함시켜야 한다. 구들과 아궁이, 세탁기와 보일러, 기름탱크 같은 설비 시설물의 배치도 사용 동선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
설계 시 자산가치를 고려해야
집은 평생 살 곳이 아닐 수도 있다. 언젠가 자손에게 물려주거나 매매할 수도 있으므로 자산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설계가 중요하다. 내진구조를 갖추어 튼튼하고 변경이 용이하며, 질리지 않고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주변 자연경관이나 이웃 주택들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절제된 변화와 균형미가 반영되어야 한다.
주택의 평면계획은 입면계획에 우선하지만, 두 가지를 연동하여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면계획은 잘 됐는데 외형이 좋지 않거나 지붕의 형상이 정리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최종적으로 평면과 입면이 조화를 이루는 설계가 필요하다.
주택공간의 특성을 고려해야
주택의 공간은 진입조건과 향, 조망 등 대지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특성별로 구분해 계획해야 한다. 주택 공간은 크게 공용 생활공간, 개인 생활공간, 가사 및 위생 설비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공용 생활공간은 동적인 공간으로, 가족의 휴식, 대화, 식사, 접객, 취미활동, 행사 등이 이루어진다. 거실, 식당, 패밀리룸, 영화나 음악 감상실, 운동 공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개인 생활공간은 정적인 공간으로, 프라이버시 보호에 중점을 두고 휴식과 학습, 일, 놀이 등이 이루어진다. 안방, 침실, 서재, 독립된 발코니와 화장실,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사 및 위생, 설비공간은 동적인 공간과 정적인 공간의 중간 성격을 띠며 가사활동, 위생, 실내환경 유지 등이 이루어진다. 식당과 주방, 보조주방, 다용도실, 창고, 기계실 등이 이에 속한다. 이 공간들 사이의 동선은 서로 간섭하지 않고 최대한 짧은 것이 이상적이다.
거실은 가족의 단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거실은 전원생활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자 실내 마감을 통해 집안 전체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곳이다. 평면계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좋은 조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과 연결되는 큰 창을 통해 개방감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장식과 TV 시청에 필요한 벽면을 마련해야 한다.
식당과의 연계성도 중요하다. 소형주택에서는 식당과 주방을 직접 연결하기도 하지만, 가능하다면 주방설비를 은폐하는 설계가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안방 면적을 줄이고 거실을 넓게 계획하는 추세다. 천장과 벽면 일부에 아트월이나 간접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거실에 배치되는 기본적인 가구와 가전은 소파, 응접세트, 장식장, 장식 소품, AV 제품, 컴퓨터, 에어컨 등이 있다. 장식성과 기능성을 겸하는 벽난로를 설치할 경우에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며, AV 제품의 배치와 중첩되는 경우가 많아 설계 초기부터 신중하게 계획해야 한다. 벽난로는 평면의 가구 배치뿐 아니라 굴뚝으로 인해 건물 외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식당과 다용도실은 짧고 독립된 동선으로
식당은 주부 입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다. 대화, 독서, 손님 접대, 휴식 등 거실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면서 가정 관리를 위한 업무공간 역할도 한다. 따라서 독립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 공용 생활공간으로 거실 다음으로 중요한 만큼 쾌적한 분위기와 함께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식당에 배치되는 가구는 테이블, 의자, 장식장 등이 있으며, 식사를 하면서 편안하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치해야 한다.
다용도실은 주부의 편의를 고려해 주방 또는 보조주방과 연결되도록 배치한다. 주요 기능은 조리 준비, 세탁, 건조, 수납 등이며, 별도의 기계실이 없다면 보일러 등 설비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좁은 공간에 각종 기구와 기기를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하므로, 제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주방은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
주방은 과거 주부만의 공간으로 인식되었으나, 현대에는 가족이 함께 요리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조리 동선에 따른 배치뿐 아니라,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햇살이 비치는 전면에 배치해 큰 창을 내는 것이 좋다.
식생활 및 주거 환경의 변화로 주방용 가전제품이 다양해지고 늘어나면서 주방가구 배치 길이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조주방의 필요성이 높아졌으며, 다용도실과 연계된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주방기기로는 빌트인 제품인 식기세척기, 식기건조기, 가스(전기)오븐레인지, 냉동·냉장고, 세탁기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소형 평형에서는 필수 주방기구만으로 간결하게 정리하되, 주부 입장에서 식재료, 식기, 요리기구 등의 수납과 주방 이용이 편리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휴식의 공간 침실
안방은 과거에 비해 침실 기능에 중점을 두어 프라이버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거실과 식당이 안방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면서 면적이 줄었지만, 최근에는 별도의 침실과 전용 화장실, 드레스룸, 파우더룸을 부속으로 두며 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경향도 있다. 안방에 배치되는 가구는 이불장, 옷장, 붙박이장, 문갑, 화장대, 서랍장, 장식장 등이 있으며, 특히 장롱은 규격을 미리 확인하고 계획해야 한다.
침실은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므로 조용하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용 빈도가 높은 동선을 피해 배치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문의 위치를 조정해 보완한다. 창은 아침 햇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되, 조망과 채광보다는 편안하고 아늑한 실내 분위기를 위해 적당한 크기로 단순하게 마감하는 것이 좋다. 동쪽에 창을 낼 수 없다면 편안한 성질의 빛을 받아들이는 북쪽으로 내는 것도 가능하다.
침실에 배치되는 가구는 침대, 사이드 테이블, 서랍장 정도이다. 침대는 머리 쪽이 동쪽이나 남쪽을 향하도록 벽에 붙이고, 사이드 테이블은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치해야 한다.
자녀방, 앞을 내다보고 계획해야
자녀방은 침실 기능과 함께 휴식, 학습, 놀이 등을 위한 공간으로 밝고 쾌적해야 한다. 현재 자녀의 모습이 아닌 미래의 대학생, 사회 초년생의 모습을 상상하며 방의 크기나 개수를 계획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녀방의 가구는 책상, 의자, 책장, 침대, 사이드 테이블, 옷장, 이불장, 서랍장 등 종류가 다양하므로 이용 및 동선에 문제가 없도록 세심하게 배치해야 한다.
욕실은 건강과 휴식 공간으로
일반주택에서는 보통 욕실과 화장실의 기능을 함께 사용한다. 현대의 욕실은 여기에 건강과 휴식 기능을 더해 계획하는 추세다. 생활습관의 변화에 따라 욕실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편리한 샤워 중심의 목욕법으로 욕조를 설치하지 않다가, 최근 웰빙 트렌드와 반신욕이 유행하면서 다시 욕조를 설치하는 경향이 있다.
욕실과 화장실에 배치되는 위생 기구로는 욕조, 샤워부스, 가정용 사우나 도크, 세면대, 양변기, 비데, 욕실장, 방습거울과 각종 액세서리가 있다.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현관
현관의 주요 기능은 통행, 수납, 실내외 공간의 분리 및 완충이다. 현관은 주택의 얼굴과 같은 공간이므로 이미지 형성에 신경 써야 한다. 현관과 연결되는 복도나 홀로 이어지는 맞은편 벽과 신발장을 활용해 집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현관에 기본적으로 배치되는 가구는 신발장이다. 소형 평형이 아니고 별도의 수납공간이 없다면 골프백, 스키, 낚시용품, 인라인스케이트 등의 레저 스포츠용품도 수납할 수 있도록 고려하는 것이 좋다.

주택 및 부지 규모 결정 시 고려사항
공간의 크기는 건축예산, 가족구성원의 수와 직업, 성격, 연령에 따라 대략적인 규모와 층수를 결정하게 된다. 침실, 욕실, 주방, 가족실 등 방의 개수와 규모는 물론 배치 및 동선, 각 방별 요구 조건과 품질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찜질방, 노래방, 서재, 홈바, 벽난로와 같은 부대시설 및 데크, 정자, 연못 등의 야외 시설 설치 여부, 주차장 및 정원의 규모, 창고, 차고, 작업실 등 별도의 부속건물 필요 여부, 미래의 증·개축 계획 등도 주택 및 부지 규모를 결정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외형, 건축구조 방식, 마감재는 기호와 예산에 맞게
주택의 외형은 모던 스타일, 클래식 스타일, 내추럴 스타일, 개성 있는 퓨전 스타일 등을 창의적으로 구상할 수 있으며, 건축주와 가족의 기호와 예산에 따라 결정한다.
건축구조 방식도 마찬가지로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조적식, 철근콘크리트조, 와이어패널 같은 습식공법, 목조와 스틸 같은 건식공법, 기둥과 보의 목구조에 황토벽돌조적 방식 등의 습건식공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마감재로는 외벽·지붕재 등의 주요 외장재, 바닥재와 벽·천장 마감재 등의 주요 내장재, 창호자재, 수전금구류, 조명, 가구 등이 있으며, 이 역시 건축주의 기호와 예산에 맞게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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