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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book

진전사지

by 우중래객 2021. 1. 10.

양양진전사지
(襄陽陳田寺址)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에 있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도의선사가 남선종을 전래한 사찰터. 시도기념물.

양양진전사지는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 산37번지 일원으로서 설악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진전사는 821년(헌덕왕 13) 도의선사(道義禪師)가 당나라에서 서당지장(西堂智藏, 709~788)에게 불법을 공부하고 귀국하여 이 절에 주석하면서 경전보다 참선을 위주로 수행하는 남선종(南禪宗)을 신라 최초로 전래한 곳이다. 또한,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선사( 一然禪師, 1206~1289)가 출가하여 대웅장로(大雄長老)에게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이곳에는 9세기대 신라의 일반형 석탑형식을 고스란히 간직하여 걸작품으로 평가받는 진전사지 삼층석탑(국보 제122호)과 신라 선종(禪宗)의 초조(初祖)인 도의선사의 묘탑으로서, 한국 석조부도탑의 시원을 이루는 가장 오래된 부도로 인정받는 진전사지 부도(보물 제439호)가 남아 있다.

이 절과 관련하여, 조선시대 간행된 여러 관찬사서에는 전하는 기록은 없어 창건 및 폐사시기 등 그 내력을 자세히 살필 수는 없다. 다만 『역대고승비문』에 도의선사와 일연선사의 단편적인 행적이 엿보인다. 그리고 조선후기의 양양읍지인 『현산지(峴山誌)』와 1942년에 간행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 폐사된 둔전사(屯田寺)와 둔전동탑(屯田洞塔)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을 뿐이다.

진전사지는 1960년대 이전까지 절 이름이 둔전사로 알려져 왔으며, 도의선사가 이 절에 주석했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에 와서 학술조사를 통해 둔전사가 도의선사가 주석했던 진전사임이 정확히 밝혀지게 되었다.

진전사지는 크게 삼층석탑이 위치한 지역과 부도탑이 위치한 지역으로 구분되고 있다. 1975년 단국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시굴조사를 통해 삼층석탑 일대에서 금당지로 추정되는 정면 5칸, 측면 4칸의 건물지가 확인되어 1탑 1금당식의 가람배치가 밝혀졌으며, 부도탑이 있는 지역일대에 대한 간략한 조사를 통해 '陳田(진전)'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발견되어 절 이름이 진전사였다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지게 되었다.

그후 2000년에 이르러 조계종의 범 종단 차원에서 도의선사가 주석한 진전사지를 선종불교의 고귀한 정신문화를 함양하는 대도량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하게 됨에 따라 강원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부도탑이 위치한 지역일대에 대한 두 차례의 발굴조사가 2001년~2002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조사결과, 탑지 1개소와 건물지 9개소, 축대시설 등이 대규모로 확인되었다. 사역의 중심부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초기 가람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탑지가 확인되었고, 그 뒤편에 중심건물인 법당지가 동서 16m, 남북 9.5m의 크기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구조로 확인되었다. 법당지는 좌우측에 1칸 규모의 익실(翼室)이 배치된 독특한 구조로 파악되었다. 남쪽 축대 우측에서 돌출된 누각지와 남쪽 계단지 북편에서 중문지가 각각 확인되었다. 유물은 고려~조선시대의 연화문·여의두문·귀목문·가릉빈가문·조문·당초문 등의 암·수막새류를 비롯해 어문·어골문·격자문·집선문·선문 등의 평기와류, 청자, 분청, 백자 등 다수가 출토되었다.

진전사지는 자연지세를 최대한 활용한 신라말~고려초의 대규모 산지가람으로서 창건시부터 주도면밀한 계획하에 축조된 가람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도의선사가 주석한 이래 조선시대까지 오랜기간 동안 지역의 중심사찰로서 그 법맥을 이어왔던 고대사찰 터이다.


양양진전사지는 신라말 도의선사에 의해 우리나라 선종의 법문을 최초로 연 도량으로서 한국불교사에서 차지하는 그 역사적 위상은 매우 높다. 신라 불교가 교종에서 선종으로 교체되는 시기에 그 싹을 틔운 곳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창건시기를 지나 고려시대에 이르러 대규모의 사찰로 조성되어 조선시대까지 운영될 정도로 산지가람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고대 절터의 가람배치 구조와 변천양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유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양양진전사지 [襄陽陳田寺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