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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 아래 땅을 밟고, 바람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자연의 일부가 된다
  • 전원의 아침은 새소리로 시작되고, 저녁은 별빛으로 마무리된다. 그 사이에 흐르는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여유와 행복이다
  • 나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살고 싶었다. 인생을 의식적으로 살고 싶었다

책 book138

바람은 그대 쪽으로 ​​바람은 그대 쪽으로​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단 하나의 영혼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나는 그대 창문으로 다가간다.​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공중 빈 곳을 찾고 있다.​외롭다.​그대, 내 낮은 기침 소리가그대 단편의 잠속에서 끼어들 때면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침묵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그대는 아주 늦게창문을 열어야 한다.​불빛은 너무 약해벌판을 잡을 수 없고,갸우뚱 고개 젓는 그대 한숨 속으로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한 잎의 불을 끄리라.​나는 소리 없이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꺽는다.​그 나뭇가지 뒤에 몸을 숨기고나는 내가 끝끝.. 2025. 2. 21.
김원희의 사계절 정원 디자인 Design Your Garden ​​김원희의 사계절 정원 디자인 Design Your Garden김원희 저 | 주택문화사 | 2024년 11월 19일52,000원​​​책소개​여러 사계절 정원의 3년간 변화와 성장우리 기후에 맞는 식물 리스트와 자세한 식재 관리법 수록​정원디자이너인 저자는 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며 ‘사계절 정원’을 작업의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삼고 있다. 나아가 계절마다 자연스럽게 바뀌는 정원,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의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를 체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차츰 변모해가는 정원과 식물 사진을 꾸준히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전국 각지에 저자가 조성한 정원의 처음과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 담긴 사진을 취합해 지면에 담았다. 책에는 현장감 풍부한 정원의 풍경 화보는 물론 식재 목록이 포함된 스케치와 작업.. 2025. 2. 19.
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 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김랑 저 달15,120원​​​​책소개​푸릇푸릇한 나무와 새의 지저귐을 배경 삼아한입 가득 넣는 온기 한 스푼​지리산 숲속의 어느 작은 민박집에서는불어오는 인연을 햇살 앞 풍경처럼 걸어둔다​10년 전, 어딘지 모르게 답답했던 도시생활을 뒤로하고 지리산 산청에 터를 잡았다. 그곳에서 저자 김랑은 오래되었지만 아름다운 집과 함께 여러 인연을 쌓아간다. 정성껏 밥을 짓고, 아낌없이 마음을 내어주며, 민박집 손님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선물한다. 그들에게 전해진 선의와 온기는 또다른 사람에게 가닿을 테니.​가끔 지칠 때면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느긋함을 즐기는 저자답게 여행지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를 만끽하며, 보고 먹고 걷는다.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한두 마디 나누며 순간을 영원히 간.. 2025. 2. 17.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백석-​​​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바로 날도 저물어서,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질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고 자리에 누워서,머리에 손깍지 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하는 것이었다.내 가슴이 꽉 메어 올.. 2025. 2. 6.
홀로 한 그루 메마른 나목裸木으로 서면 설화(雪花) ​​                                   -오세영- ​​​​​꽃나무만 꽃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은겨울의 마른 나뭇가지에 핀 설화를 보면안다.누구나 한 생애를 건너뜨거운 피를 맑게 승화시키면마침내 꽃이 되는 법욕심과미움과애련을 버려한 발 재겨 디딜 수 없는혹독한 겨울의 추위, 그 절정에홀로 한 그루 메마른 나목(裸木)으로 서면내 청춘의 비린 살은 꽃잎이 되고,굳은 뼈는 꽃술이 되고,탁한 피는 향기가 되어새 파란 하늘을 호올로 안느니꽃나무만 꽃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은겨울의 마른 나뭇가지에 핀 설화를보면 안다. ​ ​​​입춘첩(立春帖)​​입춘 때 문이나 집 안 기둥에 경축과 벽사를 기원하며 붙인 문구.​입춘첩立春帖은 한 해의 무사태평과 풍농을 기원하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자축.. 2025. 2. 3.
왜 요즘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이 인기 있을까? Arthur Schopenhauer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19세기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사상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현상은 단순한 출판계의 유행을 넘어서는 깊은 문화적, 정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현대 한국인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실존적 갈망과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이 오늘날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질문들에 답을 건네주고 있다. "왜 살아가는가?"라는 영원한 물음에 대해, 그들은 깊이 있는 성찰과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끊임없는 성공과 행복만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이들은 우리에게 삶의 고통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절망으로 가는 .. 2024. 12. 23.